내가 뛰어들 물이 되어 주십시오

1.
낡은 체구를 다시 바다 위에 띄웁니다.
뱃전에 부딪치는 파도에 가라앉지 않고, 파도를 헤치며 나아 갈 때
화려했던 그 날들을 꿈꿉니다.

그러나 나는 지난 날을 생각지 않으렵니다.
나의 체력과 젊음을 그리고 이미 놓친 기회를 재어 보렵니다.
밀물과 썰물을, 그리고 험한 바다로 한 번 더 나아가렵니다.

성숙한자 되기를 갈망합니다.
어두움이 지나가고 나 자신과 이웃 그리고 시간의 흐름과 걱정에서 벗어 날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2.
나를 구해주십시오.
가르쳐 주십시오.
나의 두려움에 평온을 주십시오.
그리고 내가 뛰어들 물이 되어 주십시오.

3.
나의 눈은 긴장을 이겨내며 좁은 테두리를 벗어나
하늘 높이 빨려듭니다.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삶의 벌판 한 가운데 홀로 서 있습니다.
나를 들여다봅니다.
아직은 진실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만,
나는 여전히 진실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내 안에 당신을 지녔기에
나 어디서든
당신의 힘을 지닐 수 있겠습니다.
나는 물고기 마냥 자유롭습니다.

4.
더 자라지 못하고 겨울 속에 머물러
무자비한 서릿발에 시달리고
무거운 눈에 짓눌릴 때면
오로지 봄이 오리라는 희망에만 매달릴 뿐입니다.

나와 함께 머무시고 겨울의 위력을 부수어 계절의 순환을
바로 잡아 주십시오.
그리고
다시 한 번 꽃피고 열매 맺게 해 주십시오.
(1986.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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