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

너와 나 사이에는 어느덧 틈이 비집고 들어와

쓸쓸함 만이 극에 달해

내 뺨을 후려치며 달려가고 있다.

시원한듯 당연하게 고통은 너무도 당당하게 나를 감싸고 있다.

난 오랜 채무를 이행하듯 감내했다.

살아 있음이 슬펐으나, 오히려 감사했다.

그러다가 그의 날카로운 판정을 받아들게 되면

진실이, 사실이, 나의 어리석음이, 그 빌어먹을 관용이

가시보다 진하고, 깊숙이 내 몸을 파고 드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심장을 도려낸다기 보다는 그냥 나를 반토막 내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고 명료하게 끝나버렸다.

난 처참히 길 위에 널브러졌고, 눈만 꿈뻑일 뿐

생각이란 것도 사라지고, 말이라는 것도 사라진 후였다.

말… 말을 할수 있는 입이 없어진 것 같았다.

창 밖에는 황사같은 눈이 내린다.

작은 알갱이로 흩어져 내리는 눈은 전혀 로맨틱하지 않다

그의 신발에 묻은 흙을 털어서 내 입에 넣는 듯했다.

이제 그만 가야겠다.

그냥 도로가에 차를 세우고

난 도로 돌아가야겠다.

시간이 멈춰서서 나를 애절하게 붙잡기 전에 서둘러 돌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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