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슬퍼요
비가 오지도 않는데
바람이 불지 않는데
마음은 이미 차가워졌어요.
한 끼 식사를 하기 위해
먼 길을 걸어왔어요.
따뜻한 메세지를 전하기 위해
이곳까지 왔는데
그는 이미 자리를 떠나버렸군요.
혹시 저에게 남긴
메.세.지.. 가 없을까요

피의 향기

어떤 사람에게서 나는 향기가 있다.
그의 옷에서도, 그의 숨소리에서도.
그와 악수를 마치고, 난 내 손을 코에 대었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어졌다.
그 향기는 그의 생각이,
그의 혈관을 타고 온 몸에 흐른 후,
내 쉬는 한숨일거라 생각했다.
그의 뒤를 밟기로 했다.
그가 남기고 간 한 자루의 볼펜을 재빨리 숨겼다.
그리고 그것을 팔뚝에 박고
내 혈관속으로 그의 향기가 흐르기를 기다려 본다.

잃어비린 용서

난 네가 그렇게도 꽉 잡고 있는 것이
섞은 동아줄이길 바란다.
너의 차가운 이성으로 잘라낸 많은 것들이
또한 너의 살점이길 바란다.
 
네가 끊어 낸 인연들,
베풀었다던 너의 온정들이 모두 함께,
한겨울 차갑게 젖어있는 담요이길 바란다.
 
나는 미움보다 잊음을 택했기에
기억할 수 없어서, 용서 할수도 없다.
너가 받아야 할 용서가 어디에 있는지 나는 모른다
너 하나 용서 해주기 위해 긴긴 밤을
미움이라는 가시를 품고 있을 순  없었다.
 
저 광야 사막 어딘가에 묻어 버렸으니,
넌 다시 그 길을 되돌아가보렴.
어디선가 널 기다리고 있는 가느다란 가시
그 하나가 나무가 되어,
독이 든 열매를 맺었을 지.
또는 저주 받은 문둥이 처럼 반쯤 썩은 나무가지가 되어
어느 샘물에 떨어져
쓴 물이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구나.
 
미안하다
아무리 기억하려해도
너에게 무엇을 용서해 주어야 네 맘이 편할지
그게 무엇 때문이었는지,
정말이지 기억이 나질 않는구나

뜻밖의 계절

갑자기 불어온
가을 바람에 나는 쫓겨 다녔다.
아무리 숨으려 해도
그는 놀랄만큼 나를 빨리 찾아내었다.
막상 그를 맞닥들여 본다해도
딱히 할 말이 있거나,
멱살잡고 흥분할만큼
서로에게 유감이 있는 건 아니다.
그저
머리카락을 흩을 수도 없었던
가을 바람이
나 조차도 찾지 못하게 묻어놓았던
그 자리를,
묘비만 남겨진 그리움의 자리를
잘도 찾아 내었다.
나는 곧 눈물을 흘렸다.
울다보니 서러워졌을 뿐,
이유는 없다.

흔적 u

곧 돌아온다던 그이의

발자국 소리가 더이상 들리지 않는다.

밤새 왔다간 흔적도 이제는 찾아지지 않는다.

서글피 울어도 위로는 없다, 희망도 없다.

슬픔도 없다, 아픔도 없을 것이고,

그리움은 더더욱 필요없는 것이 되었다.

넌 갔고 다시는 돌아보지 않을 것이다.

아쉬움도 없으니, 그냥 훨훨 날아가라.

그저 더이상 바랄 수 없는 그곳에서

너만은 조금, 후회 하기를..

내 사랑은 끝났지만,

너만은 끝끝내 털어내지 못한채

품고 살아 가기를..

청기백기

난 서글퍼 울었다.
다시는 나를 찾지 않을 거라는 그 말이
사형선고가 아니고 뭔가
넌 다시는 돌아보지 않겠다고 했다.
후회 되더라도
내게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도
단호 했지 뭐니
6개월도 못 버틸 것을 상상도 못했겠지..
더욱 놀라운 것은 오히려 살판난 것은
나란 말이지..
그러니까
뚜껑은 열어봐야 하고,
장독은 깨봐야 아는가 보다.
텅빈 것이 누구 것 일런지는…
정말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