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처로운 박애주의자

그대는 안정된 계급과 좋은 가문이라는 갑옷을 걸치지 못한 채로 태어났습니다
보호해 줄 외투가 되어줄 배우자는 일찍 저 세상으로 가버렸구요
속옷 하나 걸친 채 어린 두 딸을 이끌고 여기까지 살아 오시느라 애쓰셨어요
'나' 라는 존재, 내 감정따위는 생각할 겨를 없이 살아서,
지금 자신이 아픈지 슬픈지 모르고 계셨어요
이유없는 매를 맞고도 자신의 잘못인듯 머리를 조아렸어요
상처가 나서 피가 나고 있는데 그냥 아프다고 생각했을 뿐,
외로움과 고독으로 어지러웠던 것을 밥먹은 게 소화가 안되어 속이 미식거리는 것이다 하셨지요
오른쪽 새끼 손가락의 중간 어디쯤 통증이 생겼는데, 아무리 더듬어봐도 고통의 그 지점을 찾지 못하셨어요.
당신과 그대의 두 딸은 당신이 안아주지 않으면 생살로 거리를 맞이해야 했어요.
누군가에게는 시원한 바람이었을.. 봄날의 햇살도 그대에게는 오도가도 못하는 겨울의 한 가운데 같았을 거예요.
2.
그대, 14살 꿈많던 자신이 원망스럽다 하셨어요.
그러나 과거의 나와 화해하고 지금의 나를 만나야
미래의 내가 나를 만나러 올거예요.
과거의 내가, 어느날 찾아와 말을 걸어 올 때
외면하지 마시고 친절하게 맞이하고 또 잘 보내주세요.
이제는 그대, 자신을 만나 비로소 마음껏 사랑하여 주세요.
힘줄이 꼬여서 쫓기어 뛰기 전에는 걷기는 힘들다 하셨어요.
사랑받길 간절히 원하는 그대 안의 그대를 만나기 위해
임 만나듯 가야할 때
발목부터 무릎까지 새 힘을 얻게 되시길 간절히 빌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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