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슬퍼요
비가 오지도 않는데
바람이 불지 않는데
마음은 이미 차가워졌어요.
한 끼 식사를 하기 위해
먼 길을 걸어왔어요.
따뜻한 메세지를 전하기 위해
이곳까지 왔는데
그는 이미 자리를 떠나버렸군요.
혹시 저에게 남긴
메.세.지.. 가 없을까요

청기백기

난 서글퍼 울었다.
다시는 나를 찾지 않을 거라는 그 말이
사형선고가 아니고 뭔가
넌 다시는 돌아보지 않겠다고 했다.
후회 되더라도
내게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도
단호 했지 뭐니
6개월도 못 버틸 것을 상상도 못했겠지..
더욱 놀라운 것은 오히려 살판난 것은
나란 말이지..
그러니까
뚜껑은 열어봐야 하고,
장독은 깨봐야 아는가 보다.
텅빈 것이 누구 것 일런지는…
정말 모를 일이다.

물은 그릇을 닮는다

물은
그릇을 닮는다
국물은 부엌을 닮고
우물은 마을을 닮는다
강물은 언덕을 닮고
바다는 대륙을 닮고
눈물은
인간을 닮는다.

-1990.7 -

고독

어제도 차갑게 잠이 들었다.
힘들게 잠이 들었건만
가엽게도 다시 그가 맞이할 하루의 시작은
몸에 붙은 벌레들을 털어내야 하는 일이었다.
꿈틀거리며 붙어 있어서 어지간 해서는 씻겨 나가지 않을 것 같다.
눈치채지 못하게 조용히 원두를 갈아본다.
원두는 신선했고 위로가 되었다
한 모금만 더 맛보고 다시 저들과 마주 해 보자.
용기를 가지고, 측은함을 지닌 채,
거부 할수 없는 내 육체의 향기를 뒤집어 쓴 그들과 마주 해 보자.
다시 내 속으로 파고들기 전에..

- 2018.8.10 -

거룩한 그녀

얼굴에 분칠을 회칠만큼이나 하고,
오만과 독선으로 가득찬 겸손함
도끼로 내리 칠듯한 친절함
등꼴이 서늘해 한발짝 뒤로 물러선다.
경멸에 가까운 칭찬을 강제로 들어야 하는 일은
먹고 토한 반찬을 다시 먹어야 하는 것 같다
그녀의 완고한 시선을 또 한 이가 말하기를 거룩함이라 한다는데,
늑대의 울음 같았을 그의 애통함은 결국 가난한 자를 위한 것이었다는데..
대체 당신이 믿는 그 신앙의 어느 구석에
그 옹졸한 증오와 혐오의 계명이 있는지 증명 해 준다면 정말 고맙겠다
-2019.3.8-

‘곧 시들지라도 꽃반지 하나’

고향 집 선반 위에

작은 그릇이 덩그마니 놓여 있다.

허기져 있다면 그 작은 그릇을 까치발로 들여다보며

깍은 밤톨 하나쯤 기대 해볼만도 하나.

내 님이 떠나 버린 후라면

그대가 나 그리워

곧 시들지라도 꽃반지 하나

놓고 갔음을  바라볼텐데..

바람이 불어와

이름 없는 버들잎이라도

놓고 가면 좋을텐데,

그러면 한 10 여년은

넉넉히 사랑에 기대어 살아 갈 수도 있으련만